(서울=뉴스1) 권혜정 구진욱 기자 = "어제 밤, 집 안에서 러브버그 20쌍을 잡았어요. 사실 이것보다 훨씬 더 많았는데 워낙 천장 등 높은 곳에 있어 물을 뿌릴 수도, 빗자루로 쓸어낼 수도 없어 쳐다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러브버그 습격이다. 몇해전부터 차츰 보이기 시작한 러브버그는 올해 서울과 수도권을 잠식했다. 시민들은 해충이 아니라 익충이라는 말에 서울시 등에서 안내한 친환경 방제 방법을 따르고 있지만 물을 뿌리고 빗자루로 쓸어내는 등의 방식으로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러브버그에 대처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에 접수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지난달 9일부터 24일까지 약 2주 동안 1589건에 달한다.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2022년 4378건에서 지난해 7월 기준 9296건으로 매년 증가해왔다. 특히 올해는 지난 한 해 동안 접수된 민원의 17% 이상이 본격 더위가 시작하기도 전인 6월 2주 만에 접수되는 등 러브버그 민원이 짧은 기간 폭증하고 있다.
러브버그라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는 붉은색의 가슴과 검은색의 날개를 가진 소형 곤충으로, 최근 몇 년 사이 기후변화 영향으로 대량 출몰하고 있다.
러브버그는 해충이 아니다. 오히려 썩은 나뭇잎 등에 서식하며 유기물을 분해해주는 익충에 가깝다. 그러나 러브버그라는 이름처럼 암수 한쌍이 꼬리를 맞대고 날아다니는 것은 물론 최근 유난히 많은 개체가 출몰, 시민에게 큰 불편함을 주고 있다.
서울에서도 지난 2022년부터 서북권을 중심으로 러브버그가 대량 발생하자 지난해 시는 서울시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국립생물자원관과 친환경 관리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LED 전구 빛을 사용해 러브버그를 잡는 친환경 광원포집기를 설치해 시범 운영 중이다. 러브버그가 꽃향기를 찾는 습성을 이용해 향으로 포집하는 시범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시와 환경부 등이 안내하는 예방 수칙으로는 △야간 조명 밝기 최소화 △방충망 점검 △외출 시 어두운색 옷 착용 △차량 부식 방지를 위해 자주 세차하기 △벽이나 창문에 붙은 개체는 살충제 대신 휴지·빗자루를 이용하거나 물을 뿌리는 방법 등이 있다.
다만 시민들은 이같은 친환경 방제로는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러브버그에 대한 대처가 어렵다고 토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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